에이콘 출판사는 옛날에는 별로 눈에 띄지 않았는데 몇년전부터 '지갑 탈탈 털어서라도 괜찮아 보이는 책은 지르고 마는 열성적인 독자' 층을 제대로 노리고 책을 펴내기 시작했다. 그 전략은 주효해서 몇년 전만 해도 거의 사지 않던 에이콘의 책을 마구 지르기 시작했다. 더구나 이제는 더이상 개발자도 아닌데 말이다. 

아무튼 이번에는 또 이 책이 나의 심기를 어지럽히고 있다

제법 유명한 책임에는 틀림없는 모양인데, 아직 읽어보지도 못한 책에 대해 거의 확고한 기대를 거는 건 다음 한 줄의 문장 때문이다:


불행하게도 다시 짠 코드는 현재 스파게티 코드보다 버그가 오히려 더 많다. 스파게티 코드는 수개월 혹은 수년에 걸쳐 테스트를 거치고 버그를 수정했기 때문이다. -p114


조엘 스폴스키가 주장했던 것처럼, 괜히 코드를 모조리 다시 짜겠다고 덤비다가 프로젝트는 물론 잘못되면 회사까지 말아먹는 경우가 적지 않은데, 그건 위의 비밀(?)을 모르거나 너무 가볍게 여긴 탓이 아닐까. 저것 말고도 주옥같은 - 그냥 읽기만 해도 피가 되고 살이 되는 - 명문장들이 즐비한 모양이니 설사 사놓고 읽지 않더라도(물론 이러면 안되죠) 살 수 밖에 없을듯.

한가지 불안한 점은, <초난감 기업의 조건> 에서 느낄 수 있었던, 지나치게 맛을 살리려고 하다가 공대 유머같은 감성에 빠져 허우적대는 문제가 이번에도 되풀이되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사실 <In Search of Stupidity> 를 우리말로 제대로 - 더구나 이미 <In Search of Excellence> 가 <초우량 기업의 조건> 으로 번역된 상태에서 - 표현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초난감...> 의 경우 개발자스러운 문장으로 적혀서 Geek 들이나 낄낄거릴 그런 내용이었던 것도 사실이었으니까.

그리고 이번 트랙백 이벤트에 당첨되면 잘만 하면 상품을 받을 수 있다. 이미 구입한 <초난감 기업의 조건> 만 아니길 굽신굽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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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우엉님의 2009년 3월 31일의 미투데이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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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우엉님의 2009년 1월 7일의 미투데이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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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탕(만 파는건 아닙니다만 일단 알려지기는 이걸로 알려졌으니) 회사 인사팀에 적을 두고 있기 때문에 "보통 사람들" 이 컴퓨터를 얼마나 활용하는지 뼈저리게 느낄 때가 많습니다. 또한 회사에서 보유하고 있는 PC의 사양이란게 요즘처럼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제품이 나오고 기존 제품의 가격이 주저앉는 시대에서 얼마나  구닥다리인지는 짐작하기 어렵지 않습니다. 아무리 요즘은 19인치 이상 대형 LCD 모니터가 대세고 막 출시된 윈도우즈 비스타에서는 22인치 와이드가 사실상 표준이라고 해도 회사 PC 의 표준은 15인치 1024 x 768 입니다 (올해 신입사원용으로 나온 노트북을 보니 해상도가 1450 x 1050 이더군요. 바꿔치기해버릴까 싶을 정도로 부러웠습니다)

원래 개발자였던 저는 지금 쓰고 있는 IBM R40 모델의 좁은 화면 (속도는 포기) 을 도저히 참을 수 없어 집에서 쓰던 15 인치 LCD 모니터를 들고와 듀얼 모니터로 쓰고 있습니다. 덕택에 업무효율은 적어도 30% 는 늘었다고 생각합니다. 이윈도우 저윈도우 바꿀 것 없이 참고자료는 왼쪽 모니터, 작성하는 자료는 오른쪽 모니터에 두고 한꺼번에 보면서 쓰니까 말이죠. 물론 전사 1200 여명의 임직원 중에서 이렇게 쓰는 사람은 저 혼자뿐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마음속으로 '아...이런건 이렇게 하면 될건데' 하고 답답해도 워낙 일반과 (전직)IT 종사자의 차이가 크니 오히려 제가 점점 그쪽에 맞추게 됩니다. 저 개인으로 보면 착실하게 퇴보하고 있는 것이지요. ERP 그리드에 표시된 내용을 엑셀로 보낼 수 있는데도 부지런하게 종이에 적어 주시거나 화면 캡쳐만 덜렁 해서 던져 주시는 것을 보면 이게 홍보가 부족해서인가 아니면 의지가 없어서인가 하고 궁금해집니다.

비스타가 이번에 나왔으니 기업 환경에 퍼지려면 앞으로 한 2년 정도 걸리지 않을까 합니다. 기존의 기업용 애플리케이션과 문제가 없다고 검증되어야 하거든요. 그 때쯤 되면 사내의 PC들이 모조리 코어2듀오에 1기가 메모리 (2기가는 되어야 합니다만), 22인치 와이드 모니터의 모델로 교체되어 있을까요? 그리고 직원들 역시 업무용 애플리케이션을 "제대로" 쓰고 있을까요? 그렇게 되면 좋겠다는 꿈은 꾸어 봅니다만 현실은 두고봐야 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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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oldty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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