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휴일에서 빠지고 나니 어느새 한글날이 며칠이었는지도 잊고 있었다. 그나마 깨우침을 얻은 건 개념있는 인터넷 서비스 덕택이다. 

우리나라 최대 포탈인 네이버의 메인화면. 붓글씨로 '네이버' 라고 적힌 로고가 인상적이다. 

손글씨 공모전에서 가려뽑은 글씨를 로고에 사용한 네이버


특히나, 플래시를 사용해서 여러 손글씨를 감상할 수 있게 배려했다.

다채로운 손글씨들. 보기만 해도 즐겁다.


손글씨 몇 개를 보여주고 특유의 날개달린 모자와 녹색 글씨의 로고가 나타난다.


네이버의 훌륭한 점은, 저 메인 로고를 클릭하면 아래 화면으로 넘어간다는 것에 있다. 아시다시피 네이버는 '나눔고딕', '나눔명조', '나눔고딕코딩' 이라는 훌륭한 한글 글꼴 '나눔글꼴' 세 가지를 제공한다. 다음도 '다음체' 를 제공하는데, 나눔글꼴이 내 취향에서 볼 때 더 미려한 모양새를 자랑한다. 


다음의 경우 아주 다소곳한 명조체로 '다음' 이라고 쓴 로고를 보여준다. 로고를 클릭하면 아래 두번째 그림처럼 '한글날' 검색 결과가 나타난다. 아무래도 올해는 네이버가 더 정성을 들였다고 인정해 줘야겠다. 

로고를 클릭하면 이렇게 '한글날' 검색 결과 화면이 나타난다.


네이트는 아주 수수하게 로고 왼쪽에 작은 세로 글씨로 '한글날 시월구일' 이라고 적어 놓았다. 로고를 클릭하면 그냥 메인 화면이 다시 나타난다. 


파란은 네이트보다 좀 더 공을 들여서 아주 예쁜 특집 로고를 준비했지만 역시 클릭하면 그냥 메인 화면으로 돌아갈 뿐이다. 


올블로그도 마찬가지. 


티스토리는 블로그 서비스임에도 불구하고 한글날 특집 메인 화면을 잘 꾸며 놓았다. 마음에 든다. 


이래저래 살펴본 결과, 국내 인터넷 서비스 중에서 가장 정성껏 한글날을 준비한 건 아무리 봐도 네이버인데...  그러나  '첫눈에 느끼는 임팩트' 라는 점에서는 구글을 당해낼 수 없다. 하도 칭찬이 자자하길래 들어가 봤다가 한방에 넉아웃되었다. 

자음을 조합해서 Google 이라고 적어놓을 줄이야-_-


검색 결과 화면도 군계일학이다. 말 그대로 '검색할 맛이 난다' : )


왠지 하는 일 없이 탱자 탱자 놀고 있는 것 같은 구글 코리아지만 이런 센스를 보여준다면 그래도 좋게 봐줘야겠다. 

한글날 메인 화면 평가: 

  • 네이버, 구글 ★★★★☆
  • 다음, 티스토리 ★★★
  • 네이트, 파란, 올블로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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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날이 되니 지난 토요일 박찬모 전 포스텍(포항공대) 총장님 퇴임 기념 사은회에서 들은 이야기 한가지가 떠올랐다.

"한글을 컴퓨터에서 어떻게 표현할 건지 전산학자들하고 한글학자들하고 의견이 갈렸어요. 우리(전산학자)들은 풀어쓰기를 주장했는데 한글학자들의 반대가 너무 심해서 결국은 지금처럼 됐지. 지금 생각해보면 그 때 우리 주장대로 되지 않은게 참 다행이에요"

여기서 말하는 풀어쓰기란 한글의 초성 중성 종성을 다 떼어내 연달아 쓰는 것이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심우영 → ㅅㅣㅁㅇㅜㅇㅕㅇ
컴퓨터 → ㅋㅓㅁㅍㅠㅌㅓ


전산학자들이 저렇게 주장한 이유는 컴퓨터가 미국에서 나온 것이다 보니 알파벳 코드 체계에 맞추어져 있었기 때문이다. 좀 더 상세히 들어가면 알파벳은 한 글자마다 1바이트(8비트) 로 충분히 표현할 수 있었지만 한글은 초성-중성-종성의 조합 구조였기 때문에 한 글자마다 2바이트가 필요했다.

영어랑 섞어 쓰기라도 하면 어떨땐 1바이트를 읽어들여야 하고 어떨 땐 2바이트를 읽어들여야 하는 등 문제점이 많기도 했고 , 당시의 컴퓨터 성능이나 메모리 문제 등등 기술적인 면 때문에 전산학자들이 '그렇다면 아예 한글도 알파벳처럼 풀어서 쓰면 된다' 라는 과격한 주장을 하게 된 것이다.

인문학자들이 기겁을 해서 격렬히 반대한 덕에 그동안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마침내 지금 한글을 컴퓨터에서 자유자재로 쓰게 되었으니 역시 과학은 반드시 문화의 뒷받침을 받아야 제대로 문명을 이끌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덧. 상관없는 얘기긴 한데 오늘 지하철신문(메트로)을 보니 박찬모 교수님께서 한나라당 선대공동위원장 (과학기술분야) 을 맡으셨다. 하필이면 이공계를 지금까지 망쳐왔고 앞으로도 망치려고 하는 사람들 편에 참여하셨을까. 그게 못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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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로고가 한글로 바뀌었다는 제보를 받고 한번 조사해 보았다.

(포탈 가로해상도가 대개 800 픽셀 ~ 1024 픽셀로 되어 있어 부득이하게 크기를 줄였습니다. 클릭하면 원래 크기대로 보실 수 있습니다)

다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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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보던 Daum 로고 대신 "다음" 이라고 한글로고를 새로 만들어 보여준다.

포탈의 얼굴이나 다름없는 로고를 이렇게 과감히 바꾸다니! 쉽지 않은 결정을 내린 다음 사람들에게 괜히 감사하고 싶어진다.


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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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고는 그대로지만 "한민족의 위대한 유산 - 오늘은 한글날" 이라고 써놓고 밑에 한글날에 대한 링크를 특별히 걸어놓았다.

로고는 그대로 뒀지만 한글날 다운 서비스를 하고 있다. 과연 국내 제일 포탈이란 이름이 부끄럽지 않다.


야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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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와 다름없다.



네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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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평소와 같다.



엠파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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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역시 평소와 같다.



구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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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밖에도 평소와 같다.


가장 놀란건 구글의 트레이드 마크나 다름없던 기념일 로고가 한글날을 그냥 지나쳤다는 것. 공휴일에서 빠져버린 게 컸나? 아니면 더이상 데니스 황이 로고 디자인을 직접 하지 않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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