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말 5/2(토) ~ 5/3(일) 이틀간 싸이월드 직장인 연극 동호회 <액션가면> 에서 연극 <광인들의 축제> 를  하루에 두 번 씩 모두 네 번에 걸쳐서 공연했다. 친구가 스탭 - 의상 및 소품(및 포스터까지) - 을 맡았다고 해서 거금 5000 원을 기꺼이 투자해 마지막 공연을 보러갔다. 만약에 출연했다면 좀 더 거금이라도 과감히 투자했을듯 : )

친구가 직접 디자인했다는 포스터. 재주도 많아~~





가벼운 내용이 아니라서 즐겁게 보았다고 하기에는 좀 어폐가 있고 - 무슨 이야기일까 무슨 말을 하고 싶었던 걸까 저 사람은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걸까 하고 곰곰히 생각하느라 결국 막이 내릴 때까지 편히 몰입하지 못했다 - 원작자 또는 연출자의 의도도 제대로 이해하지는 못했다. 배우들의 호연 - 아마추어들이라고 했는데 생각보다 발성이 좋아서 놀랐다. 누구나 연습하면 그렇게 될 수 있을까? - 만큼은 인정해야 할 듯. 

지식인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교수가 마침내 정신이 나가버리는 것은 자신의 직책과 사회적인 권위 속에 숨겨져 있던 어둡고 불편한 부분이 까발려지기 때문에 무너져 내린 거라고 생각하면 되는데, 자신이 리더쉽이 부족하다며 연출자가 되고 싶다고 말하던 배우가 새로운 감독관이 되어 정신병자들 속으로 들어가 버리는 것은 어떻게 생각해야 할까? 
내 생각으로는 '닫힌 계(system)' 라는 환경이 주요한 원인으로 작용했을 거 같다. 전쟁으로 인해 밖에 나가지도 못하고 좁은 곳에 같힌 여러 사람들 사이에는 모두가 정상적인 사람들이었다고 해도 점차 비정상적인 일이 벌어지며 생존을 위한 욕구와 타인을 지배하려는 욕구가 기묘하게 결합되는 일이 많다. 이미 '동굴' 이라는 닫힌 계에 갇힌 순간부터 사람은 이미 정신병자나 마찬가지인 것이다. 

* 유정아 연극 잘 봤어. 다음 공연에는 꼭 배우로 출연하길!!!



신고
Creative Commons License
이 저작물은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코리아 저작자표시 2.0 대한민국 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Posted by oldtype
부끄럽게도 오늘 한 살 더 먹었습니다 :)
미리 알려드리지 않은 건 뭐할까 뭐할까 고민하다가 제대로 답을 내지 못했기 때문이지요. (미리 알렸다가 당일 선물은 고사하고 축하한다는 문자 하나 안 날아올까봐 겁이 났던 건 절대로 아닙니다) 간만에 평소와는 좀 다르게 해 보고 싶어서 오늘까지는 조용히, 몰래 보내고 이벤트나 하나 열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연극 <Ring Ring Ring Ring> 관람 - 3명 초청
날짜: 3/20 (금) 저녁 8시
장소: 대학로 나온씨어터



연극에 대한 설명 및 극장 위치가 표시된 약도는 여기를 클릭하세요 

영화 <왕의 남자> 의 모태가 된 연극 <이(爾)> 로 유명한 김태웅 작가의 새 연극입니다. 초연이기 때문에 과연 어떤지는 저도 모릅니다. <이(爾)> 에서 보여준 것으로 미루어 보건데 너무 지나치게 가볍거나 무겁거나 한 쪽으로 쏠리지 않고 웃음과 먹먹함을 동시에 전해줄 수 있을 것 같아서 골랐습니다 (물론 티켓이 싼 것도 한몫했음을 부정하지는 않겠습니다).

[기사] 돌고도는 사랑과 인생 - 인간 실존에 대한 연극 <링링링링>

티켓은 제가 준비할테니 몸만 달랑 오시면 됩니다. 한시간 반짜리 연극이라니깐 끝나면 아홉시 반이네요. 그다음에 바로 빠이빠이 헤어질 수도 있고 차를 마시던 술을 마시던 분위기 따라 움직이면 되겠지요?

세 분 모십니다. 댓글 달아주세요-!!!!



신고
Creative Commons License
이 저작물은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코리아 저작자표시 2.0 대한민국 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Posted by oldtype

이 글은 우엉님의 2009년 1월 1일에서 2009년 1월 5일까지의 미투데이 내용입니다.

신고
Creative Commons License
이 저작물은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코리아 저작자표시 2.0 대한민국 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Posted by oldtype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촌동생 결혼식이 있던 지난 일요일 대학로 저녁 7시 공연을 보러 갔다. 1991년 우리나라 초연 당시 호흡을 맞춘 윤주상, 최화정 콤비가 다시 17년만에 다시 출연한다길래 흥미가 생겨서 급하게 티켓을 구했다.

원작자 윌리 러셀과 리타 길들이기

20대 후반의 젊은 미용사 리타는 거칠고 따분한 일상에서 벗어나 개방대학 과정을 수강하려고 한다. 그녀의 담당교수는 무기력감에 빠져 있는 영문학 교수 프랭크. 프랭크는 리타의 당돌함에 흥미를 느끼고 문학을 가르친다. 대학 교육을 받은 적이 없는 리타는 프랭크가 과제로 내주는 온갖 '따분한' 책과 이론에 진절머리를 내면서도 계속 매주 프랭크의 연구실에 찾아온다. 점점 문학과 교양에 눈을 뜨며 달라져 가는 리타를 바라보며 프랭크는 복잡한 감정에 빠져드는데...

이정도가 대략 중반까지의 줄거리이다. 후반부는 여러분의 상상에 맡기겠다 (요새 영화에서 툭하면 나오는 반전 같은 것은 없지만 그렇다고 빤하지도 않다). 원작자 윌리 러셀 Willy Russel 에 대해 알아보니 다음과 같은 설명이 있었다.

Russell comes from a working class background. After leaving school with one O-level in English, he first became a ladies hairdresser and ran his own salon. Russell then undertook a variety of jobs, also writing songs which were performed in local folk clubs. He also contributed songs and sketches to local radio programes. At 20 years of age, he returned to college and became a teacher in Toxteth.


러셀은 노동자 계층 출신이다. 영어 기본 과정만 마치고 학교를 떠난 후 그는 미용사가 되어 자기 미용실을 운영했다. 그러다가 다양한 직업을 거치면서 한편으로는 지역의 포크 클럽에서 부를 노래를 썼다. 지역 라디오 방송을 위해 노래와 글을 쓰기도 했다. 20세가 되자 그는 대학교로 돌아왔고 톡스테스 지방의 학교 교사가 되었다.

<리타 길들이기> 는 자신의 체험에 상상력을 가미한 자전적인 작품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 자신이 그렇게 좋은 집안 출신도 아니었고 생활을 위해 닥치는대로 직업을 옮겨가며 일했지만 그 마음속 한구석에는 교육과 문학에 대한 열망이 있었기 때문에 결국 학교로 돌아갈 수 있었고, 그전까지 사회에서 보낸 몇년간의 다채로운 경험이 극작가 윌리 러셀을 만들어낸 것이다.

짧은 에피소드들, 그리고 변해가는 리타

<리타 길들이기> 는 단 두 명의 배우만으로 이끌어가며 무대도 프랭크의 연구실(서재) 로 고정되어 있다.  그것치고는 암전이 상당히 잦은 편인데,  암전과 암전 사이가 하나의 에피소드이자 한 수업이 되며 리타 역의 여배우는 계속 옷을 갈아입고 머리를 바꾸며 등장한다 (홍보자료에는 '8분마다 바뀌는 14벌의 의상' 이라고 되어 있다).  처음에는 천박한 옷차림과 거친 말투로 일관하던 리타는 점점 차분하고 품위 있는 옷차림과 몸가짐, 말투로 바뀌며 관객에게 놀라움을 준다. 그리고 리타와는 반대로 점점 내리막길을 걷는 프랭크의 고통과 두 사람 사이의 묘한 긴장관계가 결말을 궁금하게 만든다.

[+] 좀 더 덧붙이자면...



17년만에 돌아온 초연 배우들, 시작과 끝을 맺다.

내가 본 윤주상, 최화정 팀은 1991년 우리나라에서 <리타 길들이기> 가 처음 선보였을 때 같이 연기한 콤비라고 한다.  그당시에 윤주상은 20년 연기 경력으로 중견 배우의 대열에 막 들어설 40대 초반의 나이였고, 최화정은 30대 초반의, 연극계로서는 젊은 배우에 속했다. 그당시 매회 공연이 매진되었을 정도라고 하니 머릿속으로 짐작만 할 수 있을 뿐이다. 40대 중반이 된 최화정의 리타만 해도 대단했는데 젊을 때에는 정말 관객들을 들었다 놨다 하지 않았을까? 캐릭터 상 리타에 가려지기 쉬운데 프랭크 역의 윤주상의 연기는 괜히 40년의 연기 경력이 아니구나 싶었다. 특별히 튀지 않지만 그렇다고 가려지지도 않는 안정적이면서 뚜렷한 연기 - 물론 나중에 술에 취한 모습은 가히 충격적이었다고 할 수 있다. 이런게 바로 결정적 한 방 이라는게 아닐까.

사용자 삽입 이미지


연극이 끝나고 커튼 콜 시간에 "이것으로 리타는 마지막입니다" 라는 윤주상의 담담하면서도 단호한 한마디에 이제는 이 두 사람이 연기하는 <리타 길들이기> 를 볼 수 없구나 하고 아쉬운 생각이 가득했다. 정작 나는 초연도 본 적이 없었고 이 연극에 대해 어떤 추억이나 애착을 가질 만한 게 아무것도 없었는데도 불구하고.


사용자 삽입 이미지

관객의 기립박수. 그리고 후배의 얼굴을 토닥거려주는 선배. 마치 프랭크와 리타의 모습을 보는 것만 같았다.



신고
Creative Commons License
이 저작물은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코리아 저작자표시 2.0 대한민국 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Posted by oldtype


티스토리 툴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