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년 12/24 글을 마지막으로 회사업무(연말정산) 때문에 블로깅을 한번도 하지 못했습니다. 시간은 어떻게든 낼 수 있었지만 글을 쓰기 위해 필요한 마음의 여유가 없었네요. 2월부터 다시 시작합니다-!


몇년전부터 일본식 라면을 파는 가게들이 하나둘씩 늘어나고 있다. 도제 수업을 거친 사람이 직접 가게를 열거나 주방장으로 고용되는 경우가 있고, 때로는 아예 반제품 상태의 재료와 조리법을  본사에서 공급하고 가맹점을 모집하는 프랜차이즈 형태도 있다. 먹어본 사람은 알지만 프랜차이즈 일본식 라면집은 적어도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좋은 선택이 아니다. ("먹어봤더니 맛만 있던데?" 라고 반문하고 싶은 분은 더이상 글을 읽을 필요가 없습니다)

좌우간 이런저런 가게 중 몇년의 시간을 통해 살아남은 곳은 이태원의 라면 81번옥, 홍대 극동방송국 옆의 하카타분코 등 그렇게 많지 않은데, 얼마전에 건대 입구 근처에 새로운 일본식 라면집이 생겼다. 그것도 돈코츠 라면으로 말이다.

지하철 2/7 호선 건대입구역 2번 출구에서 내려 엔젤리너스 커피를 지나 5분 정도 가면 (걸음걸이에 따라 7~8분 걸리기도 한다) KTF SHOW 대리점이 나오는데, 그 왼쪽 골목을 쳐다보면 계단을 올라 '美味堂' 이라고 쓰여진 나무 간판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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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번 출구로 나와 길 건너지 말고 하염없이 걷다보면 SHOW 간판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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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에는 나무 간판, 오른쪽에는 '라멘' 이라고 적힌 초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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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카타 라면 이라고 써있다. 하카타(후쿠오카)는 돈코츠 라면의 발상지로 유명.


美味堂 이라는 한자를 어떻게 읽어야 할까? 물론 '우마이' 가 맛있다는 뜻이니 美味 라는 한자와도 잘 맞긴 하지만 일본어 한자 표기의 경우에는 이름지은 사람 맘대로라고 보는게 속편하다. 전화를 걸어서 우마이도라고 하건 미미당이라고 하건 상관없을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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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라면, 교자(군만두), 생맥주 세 가지의 단촐한 메뉴


10년도 더 전에 일본으로 처음 여행을 떠났을때 놀란 것 중 하나가 라면이나 우동집의 메뉴가 참 단순하다는 것이었다. 꾸밈(토핑)으로 숙주를 많이 얹었으면 '숙주 라면', 김치를 좀 얹으면 '김치 라면' 등 국물이나 면에 아무런 변화도 없는데 위에 얹은 것 만으로 구별해서 파는 것이 참 야박하다고 느껴졌다. 시간이 지나면서 라면 국물을 만드는 기술이 상상 이상으로 어렵다는 것을 알고 나면서부터는 그런 생각을 버렸는데, 아무튼 라면전문점을 보고 있자면 '여러 가지를 두루 하는 게 아니라 한가지를 잘하는 것' 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곳 역시 메뉴라고는 라면 하나뿐이다. 교자(군만두)야 뭐 부록같은 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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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보이는 곳에 제면기를 가져다 놓았다. 실제로도 직접 면을 뽑아서 쓰고 있는 것 같다.


중국집을 생각해 봐도 꼭 손으로 뽑는 면이 제면기를 사용한 면보다 더 맛있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가게에서 자체로 면을 만들어내면 무언가 기대를 하게 되기 마련이다. 금방금방 만들기 때문에 신선도 등에서 유리하기도 할테고. 이 곳은 특이하게 제면기를 사용하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하카타 분코의 경우 면을 자체 제조하는지 아니면 전문점에서 들여오는지는 알 수 없다)

어느새 입소문이 퍼졌는지 손님들로 꽉꽉 차 있었다. 그래서인지 아르바이트생들도 더 늘어난 모양이다.  지리적 요건도 나쁘지 않고 - 어쨌거나 유동인구가 많은 곳이고 젊은 사람들은 새로운 맛을 상대적으로 쉽게 받아들이는 장점이 있다 - 입소문이 워낙 빨리 퍼지는 요즈음이다 보니 맛집으로 널리 알려져 호황을 누리게 되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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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 찬인 김치와 생강절임. 요즈음은 일본에서도 김치를 (겉절이에 가깝다지만) 기본 제공하는 곳이 늘어나고 있다고 하니 역시 진한 뼈국물과 김치의 조합은 최고의 어울림인 모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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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코츠 라면집에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것 - 바로 마늘 으깨는 도구. 돼지뼈로 만들어 냄새가 강하고 느끼한 국물에는 마늘 간 것이 제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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젓가락은 꽤 좋은 것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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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나 단촐한 메뉴. 라면, 군만두, 생맥주, 그리고 면 추가.


메뉴에 면 추가 주문을 제외하고는 다른 내용이 없어서 주문할 때 토핑을 추가해서 주문할 수 있냐고 물어보았더니 "죄송합니다만..." 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차슈와 달걀이 꽤 우수한 편이라서 차슈면을 메뉴로 추가해도 될 정도인데 왜 추가 토핑을 받아주지 않는지 모르겠다.  라면 한 그릇과 맥주 한 잔을 주문하고 기다리기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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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 생맥주. 2000원이라는 가격을 생각하면 감사하기까지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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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하얗게 김이 나오는 곳에서 면을 삶는다.


생강절임을 안주삼아 맥주를 마시며 한 10~15분 기다린 끝에 드디어 라면이 등장. 하카타 라면다운 풍모를 자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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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코츠라면 (5000원). 국물의 색이 꽤 짙은게 특징. 가격을 생각하면 상당히 꾸밈도 푸짐하게 들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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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슈, 파, 숙주, 미역(또는 다시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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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삶은 달걀. 반을 쪼개지 않고 통으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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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물에는 후추가 처음부터 들어가 있다. (솔직히 이게 후추인지 들깨가루등 다른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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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은 꽤 가는 면을 쓴다. 홍대의 하카타 분코와 같은 스타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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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슈의 질은 꽤 좋다. 차슈면을 선보여도 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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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째서 달걀을 통째로 주는지 이유를 알 수 있다. 이곳의 달걀은 기가 막힌 반숙으로, 요것 때문에라도 찾아가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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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물까지 다 비우면 바닥에 가게 도장 디자인 문양이 있다. 하카타 분코의 그릇처럼 '감사합니다' 라고 적혀 있어도 재미있을텐데.


그동안 우리나라에서 맛볼 수 있는 돈코츠 라면으로는 가장 평판이 좋았던 하카타 분코와 비교한다면 난 이렇게 결론을 내리고 싶다.

(= 같음, =< 같거나 근소한 차이, < 차이가 남, << 명백한 차이가 남)

볼륨:                 하카타 분코 =< 우마이도
면:                    하카타 분코 =   우마이도
국물:                 하카타 분코 >> 우마이도
차슈:                 하카타 분코 <   우마이도
계란:                 하카타 분코 << 우마이도  ※ 하카타 분코는 아예 계란이 없다.
기타 꾸밈(토핑):  하카타 분코 =< 우마이도

하카타 분코의 풍미 있는 국물은 당분간 따라올 가게가 없을 것 같긴 하다. 우마이도의 경우 '아 이 곳의 국물은 이렇구나' 하고 확 들어오는 특징 내지는 끌어당기는 매력이 없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차슈와 계란 두 가지가 워낙 튀고 면을 직접 만들어 쓴다는 점을 높게 쳐주고 싶다.

내 입장에서는 홍대나 건대입구나 모두 큰 맘 먹고 가야 하는 곳이라서 지리적인 차이는 없지만 서울의 왼쪽 오른쪽에 매력있는 일본식 라면 집이 생겨서 자리를 잡고 있다는 사실이 무척이나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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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쓸 거리가 떨어지면 먹을 것 얘기가 나오는 법(웃음). 원체 면류를 좋아해서 밥과 면이 있으면 거의 어김없이 면을 선택하는 나로선 일본식 라면을 사랑할 수 밖에 없나보다. 이상하게도 일본식라면집은 홍대 - 신촌 - 이대 에 주로 분포하는 것 같다. 홍대에는 하카타 돈코츠 라면을 파는 하카타 분코 博田文庫 가 있고 이대에는 아지모토 등 3 ~ 4군데가 있다. 이번에는 그중 이대 정문 근처에 있는 와코에 가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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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뉴판. 가격대는 저렴한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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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돈코츠 라면이 생겼다. 국물 내는 재료가 달라서 그런지 값을 더 받는다.


시중 일본라면집의 가격을 생각해보면 하카다분코가 5000원, 이태원의 라면 81번옥이 기본 6000원, 대학로의 겐뻬이가 기본 6000원 이상으로 5천원 언저리의 저렴한(?) 가게와 그렇지 않은 가게로 양분되어 있다.  저렴하면 저렴한 만큼의 이유가 있으며 비싸면 비싼 만큼의 이유가 있는 법인데 그렇다 해도 라면 81번옥이나 겐뻬이 같은 비싼 라면집은 아무래도 거품을 좀 걷어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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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유(간장) 라면. 차슈, 삶은달걀, 김, 파, 숙주나물이 꾸밈으로 얹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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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은 짙은 노란색을 띤다.

아쉽게도 면을 삶을 때 좀 빨리 꺼낸 탓인지 약간 설익었고 가루가 묻어 있었다. 헹굴 때 잘 좀 털어내 주시지 않고. 이날만 이랬던 건지는 모르겠다. 다음에 한 번 더 테스트 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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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운라면. 돈코츠 베이스에 매운 다대기를 풀어 내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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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베야키. 타코야키랑 뭐가 다른 지는 잘 모르겠는데 속 재료가 좀 다른 것 같다.

고베야키는 모양도 맛도 딱 타코야키로 라면이 좀 양이 적다 싶은 분이 사이드 메뉴로 주문하면 배 채우기 좋다.  같이 주문하는 사람이 많았는지 아예 메뉴에도 라면이랑 고베야키랑 세트를 구성해 놓았다. 쇼유 라면세트 6000원 + 매운라면 5000 원 해서 합이 11000 원이다. 라면 81번옥에서 차슈면 시키면 받는 가격이니 한쪽이 얼마나 비싼건지 짐작하기 어렵지 않다.

라면 맛은 평범한데 가격을 생각하면 충분히 납득이 가고 그렇다고 맛이 없지도 않으니 집에서 가까웠다면 종종 찾아갈 만한 곳이다. 게다가 이 집은 틈새라면처럼 온갖 재미있는 낙서가 벽에 빼곡히 들어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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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의 달인> 지로와 우미하라 선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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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림 솜씨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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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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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리 수업들어가야 하는데...' 라면서 정성들여 그림을 그린 어느 서강대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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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이걸 그린 사람은 남자였을까 여자였을까? 남자 혼자 와서 라면을 먹으며 이런 낙서를 그렸다면 왠지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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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운 낙서 베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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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울. 이거 그린 사람은 동인녀라는데 라면 한 그릇 걸어도 좋다.

전체적으로 이쁘장한 그림들이 가득 메우고 있지만 간간히 다음처럼 개성있는 그림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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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을 맛있게 먹는 법을 아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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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 아주머니가 후식으로 주신 수박.

정말이지 집이나 회사에서 가까웠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맛이야 평범하지만 가격대 성능비 좋고 우리나라에서 일본식라면 먹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닌 현실을 감안할 때 이런 가게가 서울 전역에 늘어났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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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그나마 잘 알려진 일본라면가게를 꼽으라면 홍대의 하카타분코博田文庫, 이태원의 라면 81番屋 등등이 있다. 특히 81番屋 (이하 81번옥) 은 4인분의 점보라면으로 유명한데 - 점보라면을 20분 안에 국물까지 깨끗이 비우면 돈을 받지 않고 다 못 먹으면 2만원을 내야 한다. 성공률은 12 ~ 15% 정도라고 한다 -  쇼유라멘(간장라면)  베이스로는 제법 정평이 나 있는 모양이다.

1년 동안 밥을 금지하고 면만 먹으라고 해도 좋다구나 하고 덤벼들 나로서는 이런 곳을 그냥 지나칠 수 없는 것이 당연한 법. 때마침 오래간만에 만날 사람이 있어서 약속장소를 이태원으로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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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슈라면 (11,000원)

꾸밈은 파, 차슈, 달걀, 김, 멘마, 미역, 어묵. 이 집은 차슈 전문은 아닌 것 같다. 특별히 나쁘지도 좋지도 않은 수준. 달걀도 반숙이 아닌 것이 아쉽다. 특이한 점이 있다면 멘마가 꽤 크게 썰어져 있었고 양념도 강하게 배어 있었다는 점이다. 국물은 좀 짜서 물을 많이 들이킬 가능성이 높다 (난 안 그랬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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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번옥의 면발

손님이 많아서 그랬는지 아쉽게도 면 상태가 그닥 좋지 않았다. 너무 삶아버려서 씹는 맛이 약했다. 더구나 이렇게 되면 면을 빨리 먹지 않으면 불어버린다. 면이야 개과천선의 여지가 있더라도 가격이 전체적으로 높은게 그닥 맘에 들지 않는다. 역시 지금으로선 홍대의 하카타 분코가 가격대성능비로 전국제패.

가게 전경 등 더 많은 정보가 궁금하신 분을 위해 다른 블로거의 글을 몇 개 더 소개:

이태원 라면 81번옥에서 라면을 먹고 왔습니다.
이태원 라면 81번옥에서 점보라면을 먹고 왔습니다.  <- 윗글과 같은 분
이태원 맛집 탐방 - 일본라면집 : 라면 81번옥
81번옥 점보라면 도전기 <- 강력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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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희씨랑 얘기하다가 양재에 있는 일본식라면집에서 먹었는데 괜찮더란 말을 듣고 흥미를 느껴 찾아보았더니 체인점이었다. 종로에도 점포가 있다길래 퇴근길에 들러보기로 했다.

우선 프랜차이즈 홈페이지부터 ... 인데 대체 팝업창을 몇개 띄우는거얏! 매장별 위치 및 메뉴가 나와 있으니 관심있으신 분에 한해서 클릭 -> 라멘만땅 홈페이지

워낙 위치가 위치라 - 종각역 근처 온갖 술집과 음식점이 가득한 지구에 있습니다 - 사람이 제법 많았다. 메뉴를 보면 라면만 파는 것도 아니고 각종 술안주도 같이 팔아서 슬슬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체인점인 데다가 메뉴까지 다양하다면 어떻게 만드는지는 거의 뻔하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패밀리 레스토랑처럼 반제품 상태로 재료가 공급되고 약간의 교육만 받은 직원들이 정해진 대로 만들어서 내놓을 가능성이 크다. 메뉴판을 보니 "쇼부" 라는 이자까야 (라고 주장) 체인에서 새로 내놓은 프랜차이즈인 모양. 어쨌건 당초 목적대로 쇼유라면에 차슈를 추가하여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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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쁘지 않은 비주얼.

보이는 대로 달걀, 차슈, 숙주, 김, 멘마, 파, 미역이  꾸밈으로 들어가 있다. 차슈에 오돌뼈가 있는 건 좀 뜻밖이었지만 그럴 수도 있으니 넘어가고 일단 비주얼은 괜찮은 편.

국물이 궁금했으니 숟가락으로 한 입 떠먹어 보았는데... 음? 좀 매운 맛이 감지되었다. 이상하다 싶어서 한두 번 더 떠먹어 봤는데 마찬가지로 매운 맛이 난다. 국물 낼 때 청양고추나 아니면 마늘이라도 집어넣었나? 내가 아는 쇼유라면 이란 것은 이런 식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가게의 개성이었거니 하고 열심히 손을 놀리고 입을 우물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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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의 굵기는 평균적인 수준.

면발은 그냥저냥 무난한 굵기로 세면도 아니고 중면도 아니다. 전에 쓴 아지모토의 면보다는 좀 가늘다.

들어갈 재료도 다 들어가 있고 겉보기에도 라면다운데 맛은 뭔가 좀 어색하다. 처음에 감지된 매운맛 때문에 기분이 틀어져 버렸는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다 비우고 보니 마늘 다대기로 보이는 조각과 고추씨앗이 남아 있었다. 역시 제대로 된 레시피를 지키지 않았거나, 다른 음식을 하고 나서 바로 만드는 바람에 들어가지 않아도 될 것이 섞여들어간 건 아니었을까.

뭐든지 한번만 갖고 평가하지는 않으니 테스트를 더 해봐야 하는데 나중에 여유를 가지고 차근차근 들러봐야 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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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에 선-_-보러 홍대에 갔다가 일찍 끝나서 - 청년회 활동 때문에 먼저 돌아가야 하는, 교회다니는 분이었습니다 - 마침 날도 좋길래 이대까지 걸어가 보았다. 신촌 아트레움 앞에서 상혁님 커플도 마주치고 - 얼굴이 너무 말랐길래 무슨 일인가 여쭈어보니 여름을 대비하고 있다고 한다. 몸짱은 이미 완성된 모양 - 햇볕도 적당해서 기분좋은 발걸음이었다.

이대역이 저만치 보일때 근방에 아지모토라는 일본식 라면집이 있다는 게 떠올랐다. 수려한 외모와 재치있는 홈페이지로 명성을 날린 나오키상이 '아지바코 味箱' - 직역하면 '맛의 상자' - 라는 가게를 열어 매일 저녁만 되면 (주로 여성분들이) 줄을 서고 재료가 다 떨어지는 인기를 누렸는데 1년 정도 하다가 접고 - 장사가 안되어 접은 것은 아닐게다. 다른 일을 하기 위해서였겠지 - 그 자리에 4~50 대의 재일교포분이 차린 라면전문점이다.

새로 들어선 가게의 맛은 어떨까 궁금하여 들어가 보았다.

우선 메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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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꼬츠, 쇼유, 미소, 고꾸신 등 네 가지 라면이 있다. 원래는 쇼유를 먹으려고 했는데 모두 베이스가 돈코츠라고 해서 돈코츠 + 차슈 토핑 을 주문했다. 생각해보니 라면 전문점 한 곳에서 두 가지 베이스의 국물을 내는 일이 만만치 않을테니 당연한 일이긴 한데, 쇼유 라면이라고 하면 베이스가 맑은 국물이어야 한다는 일종의 선입견이 있어서 그 점이 상당히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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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지모토의 돈코츠 + 차슈 토핑 (7,000 원)

차슈 토핑을 추가해서 다섯 장이라면 기본은 한 장 혹은 두 장이겠지. 차슈는 아지바코 때보다 두깨가 반 가까이 얇아졌다. 취향에 따라 갈리겠지만 그간 아지바코의 차슈를 부담스러워 한 분에게는 더 좋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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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밑에 멘마(죽순), 어묵, 숙주나물이 보인다.

아지모토 라면의 꾸밈(토핑) 은 반숙 계란 반 쪽, 숙주나물, 김, 멘마(말린 죽순을 가공한 것), 차슈 등 다섯 가지다. 그리고 깨를 좀 뿌려주는데 내 생각에는 깨는 없어도 될 것 같지만, 당초 목적은 뜨거운 국물에 깨의 향이 감돌게 해서 고소함을 더하려고 한게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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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물속에 감춰진 면발이 드러났다.

아지모토 라면의 가장 논란거리라고 할 수 있는 면. 하카다 분코의 가는 면발과는 달리 아지모토는 중면이라고 할 수 있는 제법 두툼한 면을 쓴다. 뼈를 고아 만든 돈코츠 국물에 어떤 게  더 잘 어울린다고는 딱히 논하기 어렵겠지만, 면이 굵으면 굵을수록 반죽과 제면에서부터 삶는 온도와 타이밍까지 생각해야 할 요소가 더 많아질 것이다. 아지모토의 면에 불만을 가진 사람도 있는 모양이니 주문 시 세면과 중면으로 선택할 수 있게 할 수는 없을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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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지모토 돈코츠 라면의 국물은 홍대의 하카다 분코와는 풍미가 다르며 덜 느끼한 대신 맛이 단조롭다는 느낌이다. 약간 짜게 간을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난한 만큼 특징이 엷어진 듯한 국물. 아지모토는 국물과 면의 조합에 더 신경을 써야 할 것 같다. 그리고 먹던 도중 파가 좀 거슬릴 때가 있었는데 뿌리에 가까운 쪽 끄트머리는 골라내고 좀 더 얇게 썰어내면 어떨까.

아지모토의 네 가지 라면 중 고꾸신은 별로 먹어볼 생각이 없고 - 이 세상에서 매운 라면은 신라면으로 족하다 - 쇼유와 미소 맛을 보기 위해 두 번 정도는 더 찾아가 볼 생각이다. 아니면 점심은 하카타분코, 저녁은 아지모토 이렇게 두 가게를 하루에 섭렵해서 비교해 보는 것도 괜찮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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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세이카대학 (만화/애니메이션 과정이 정규 4년 코스로 있어 유명하다) 에 덜컥 붙어버려 조만간 이 나라를 뜰 서희가 수험기간에 일본에 다녀오면서 선물로 라면을 사왔다. 예전에도 한번 사다준 적이 있는데 실수로 라면과 녹차잎을 같이 끓이는 바람에 - 말린 녹차잎을 보고 미역 말린 걸로 착각했습니다 - 먹지도 못하고 눈물을 삼켜가며 포기하고 말았다. 그 때 그 일을 놓고 라면에 트라우마가 생길까봐 염려했는지 이번에 새로 다른 라면을 사다주었다. (마음씀씀이가 곱기도 하지)

앞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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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삿포로 치지레(곱슬곱슬)면' 인데 발음상 '찌질해면' 으로 읽히는게 탈. 아래쪽에는 '생라면' 임을 당당하게 밝히고 있다.


뒷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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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를 면과 같이 끓이는게 아니라 사발에 따로 담고 뜨거운 물을 붓도록 하는 것이 특징.


내용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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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물이라면 레토르트 타입의 스프와 생면뿐. 그나마 2인분이라서 두 개씩 들어가 있으니 덜 허전한 편이다.


그래도 물건너온 고급 생라면이니 뭔가 같이 넣을 건더기도 푸짐하게 들어있지 않을까 했던 기대가 타이타닉처럼 침몰. 안되겠다 파라도 잔뜩 채썰어서 넣어먹어야지 - 일본 라면의 대표적인 건더기는 멘마(죽순을 어찌어찌 가공한 것), 채썬 파, 차슈(굽거나 조린 돼지고기) 이기 때문에 파만 충분히 있어도 간지가 난다 - 하고 냉장고를 열었더니 이런 파도 다 떨어졌네. 넣을 만한 거라곤 느타리버섯 좀 남은게 전부라서 얼른 꺼내 데쳐서 라면에 얹었다.

좀 없어 보이는 조리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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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느타리버섯이 비주얼상 제법 어울린다.

돈코츠라고 하면 돼지뼈(豚骨)를 말하는 것으로 우리나라에서 설렁탕이나 돼지국밥 만들듯 뼈를 푹 고아낸 육수가 베이스가 되는 것이다. 그밖에도 가게마다 비법이 있어 여러가지 재료 - 예를 들어서 가쓰오부시나 멸치, 양파, 감자, 대파, 마늘 등등... - 를 함께 넣어 자기만의 육수를 만들어내고, 간을 맞추기 위한 양념장도 가게마다 다 다르다. 대개는 차슈를 만들때 쓰는 양념을 쓴다고 하는데 제작과정을 직접 본 적이 없으니 알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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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어치우기 전 마지막으로 찍은 라면의 자태.


유통기한을 3일 넘겨 받았기 때문에 약간 걱정했더랬는데 다행히 생면이 상하지 않은 상태라서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라면이랑 같이 넣어 건네준 새우맛 뻥튀기 과자랑 야채만두도 정말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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