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가장 유명한 영어 문구가 있다면 과연 어떤 것일까? 설문조사를 할 경우 5위 안에 들어갈 거라고 생각되는 말 중 하나가 바로 이것이다.

"Boys, Be Ambitious!"


"소년이여 야망을 가져라!" 라는 말을 곱씹으면서 인생을 달려 온 사람도 적지 않을 것 같은데, 예전 중고등학교 시절 교회 설교를 듣자면 이따금씩 꼭 저 유명한 문구를 예로 드는 경우가 있었다. 다만 늘 이런 식이었다.

"윌리엄 스미스 클라크라는 교육자가 있었습니다. 그분이 19세기 초 개화기의 일본 홋카이도 대학의 총장이었는데 일본 학생들에게 'Boys, be ambitous' 라고 하는 그 유명한 말을 했지요.  그런데 원래 저 말 뒤에 더 있었는데 생략되었습니다. 원래는 'Boys, be ambitious in Jesus Christ (소년이여, 예수님 안에서 야망을 가져라)' 가 맞습니다!..."

그때는 순진한 10대였는지라 목사님이 그러니까 그런 줄로만 알고 지냈지만, 세월이 흘러 아주 많은 목사님들이 공부나 자료 조사를 거의 안하고 설교하고 있다고 의심하면서부터 마침내 저 구절도 의심하게 되었는데......  아까짱님의 블로그에  올라온 돈가스와 카레라이스에 대해서 를 읽다 오랜만에 낯익은 이름 윌리엄 크라크와 저 유명한 말을 접해서 이 참에 한번 알아보고 싶어졌다. 'William Smith Clark' 를 구글 검색해보니 다행히도 위키백과사전에 등재되어 있었다


교육자라기보다는 무슨 대 정치가스럽지만 어쨌거나 간지나는 포즈의 동상. 물론 일본에 세워진 것.

윌리엄 스미스 클라크 박사는 교수, 메사추세츠 주 상원의원으로 메사추세츠 농과대학의 3대 총장이었으며 일본 삿포로 농과대학의 초대 부총장이었다. 그는 1876 ~ 1877 년에 걸쳐 8개월간 삿포로 농과대학의 설립 부총장으로 있다 돌아갔는데, 위의 유명한 문구는 1877년 4월 16일에 미국으로 돌아가는 그를 전송한 10여명의 학생들에게 말해주었다고 한다. 그 자리에 있었던 학생들 중 깊이 감명받은 사람이 있어 훗날 강연시 인용하기 시작했고, 마침내는 일본에 널리 퍼지게 되었다 - 즉 일본에서 널리 퍼진 덕분에 우리나라에까지 들어와서 유명해진 것이다. 아무튼 위키백과사전의 내용 중 'boys, be ambitious' 와 관계된 부분을 인용해 보겠다.

According to the painting of the scene hanging in the former Prefectural Capital building in Sapporo, the full quote is "Boys, be ambitious. Be ambitious not for money or for selfish aggrandizement, not for that evanescent thing which men call fame. Be ambitious for that attainment of all that a man ought to be."

삿포로의 구 현청 건물에 걸린, 그  장면을 묘사한 그림에 따르면 전문 全文 은 이렇다.  "소년들이여 야망을 가지게. 돈이나 자기를 드높이기 위해서나 명성이라고 부르는 덧없는 것을 위해 야망을 가지지 말게. 사람으로서 마땅히 되어야 하는 것을 성취하기 위하여 야망을 가지게."

역시나 'Boys, be ambitious in Jesus Christ' 는 아니었다. 다만 클라크 박사가 일본에서 농업에 대한 강의만 한 게 아니라 윤리학 강의로서 기독교의 핵심을 가르쳤고 많은 학생들에게 깊은 영향을 주었다고 하니 뭐어 넓게 본다면 저렇게 말했다고 해도 크게 벗어나지는 않은 것 같다. 어차피 그때 그 말을 직접 들은 사람들 중에 서기가 있었던 것도 아닐테고 그냥 자기 기억나는 대로 나중에 인용했을 테니 말이다.

하지만 위키백과사전에 실린 원문이 더 맘에 들었다. 저것이야말로 기독교 윤리를 제대로 응축한 멋진 한마디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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